

대한민국의 김영철을 쓰러뜨리며 2006 독일 월드컵 조별 라운드에서도 경고누적으로 토고에 결장해야 했던 지단은 결승전에 불필요한 행동으로 퇴장당해야 했다.
월드컵 우승을 놓고 겨루던 이탈리아와의 승부차기, 그 숨 막히는 순간에 지단은 그라운드 밖에 있었다. 5-3 아쉬운 패배 뒤, 프랑스 대표팀의 도메네크 감독은 "지단의 퇴장이 경기의 흐름을 바꾸었다"며 패배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단이 승부의 중요한 순간에 퇴장당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다소 많은 14번째 레드카드로 선수생활의 종지부를 찍은 지단은 그라운드 안에서 다혈질적인 성격으로도 유명했다. 선수생활 초기 AS칸에서 활동할 적, 관중들의 인종차별적인 야유에 쉽게 흥분하며 경기를 그르친 일이 종종 있었다. 이런 그의 성격은 유벤투스로 이적하고 나서도 마찬가지.
2000년 당시 유벤투스는 부상에 신음하던 델 피에로의 복귀로 챔피언스 리그를 야심차게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지단의 불명예스런 퇴장과 함께 유벤투스는 16강에도 오르지 못하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지단은 2006 독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마테라찌에게 박치기를 했듯, 함부르크SV와의 경기에서 상대수비수를 머리로 받는 행동을 해, 퇴장과 함께 5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던 것이다.
이런 그의 불명예스런 퇴장기록은 대표팀에서도 이어졌었다. 98 프랑스 월드컵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예선 2차전에 지단은 상대 선수의 옆구리를 받는 행동으로 퇴장과 함께 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던 것. 결승전에는 둥가와의 헤딩경합에서 박치기를 서슴지 않으며 관중을 놀라게 하는 등 그의 투쟁적인 모습은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의 마지막 무대인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그의 이런 행동은 다시 문제시되었다. G조 조별리그 1차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주심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불필요한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았고, 2차전 한국과의 경기에는 김영철을 밀어 경고누적으로 3차전에 출장하지 못했던 것이다.
당시 프랑스는 두 번의 무승부로 마지막 3차전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상황. 자신의 34번째 생일이기도 했던 토고와의 경기에서도 지단은 벤치에서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결국, 결승전 1-1 무승부로 연장전에 접어든 중요한 순간에 이런 다혈질적인 성격은 다시 한 번 지단의 발목을 잡았다. 마테라찌와의 신경전 끝에 연장 후반 6분 가슴을 머리로 받아 퇴장을 자초했다.
펠레와 마라도나를 잇는 위대한 선수로 기록될 지단의 마지막 무대는 레드카드로 그 빛이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