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장혜수] ▶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찬 지인진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남자 복싱 세계챔피언 지인진(32.대원체)이 타이틀 2차 방어에 성공했다.

지인진은 30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 특설링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 페더급 2차 방어전에서 동급 20위인 토미 브라운(22.호주)을 심판 전원일치 판정(120-107,117-112,119-108)으로 꺾고 타이틀을 지켰다. 통산 전적은 30승(19KO)1무2패가 됐다.


한국 복싱 역대 51번째 챔피언인 지인진은 지난해 4월 마이클 브로디(영국)를 7회 KO로 눕히고 타이틀을 따냈으며, 지난해 7월 1차 방어전에서 수가마 에이치(일본)를 10회 KO로 꺾고 1차 방어에 성공했다.


비록 다운이나 KO는 나오지 않았지만 화끈한 경기였다. 지인진은 1회부터 잽.스트레이트.훅.어퍼컷 등 다양한 공격으로 브라운의 얼굴과 턱, 그리고 배를 공략했다. 지난해 말 필리핀 전지훈련의 결과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러나 브라운의 맷집도 보통이 아니었다. 두 팔로 얼굴과 배를 완전히 가린 브라운은 옆구리를 맞을 때 잠시 팔을 풀 뿐 좀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지인진은 1라운드 중반 강력한 레프트훅으로 브라운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2라운드에서만 잠시 난타전이 벌어졌을 뿐 대부분의 라운드에서 지인진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수비만 하던 브라운은 지인진이 때리다가 지친 기색을 보이자 9라운드 후반 카운터펀치 네개를 지인진의 얼굴에 성공시키기도 했다.


지인진은 "화끈한 KO승을 팬들에게 선사하려고 노력했지만 상대가 워낙 수비만 해서 힘들었다. 롱 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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